그냥 보기만 하면 안 되나요.

해바라기입니다만, 가만히 보면 뭔가 표정이 보이는 듯도…(…)








얼마전 이오공감에 오른 글 중에 멋대로 밭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멋대로 따면서(절도다!)
당당하게 큰 소리치는 진상들에 대해 언급한 글이 있었다.


나도 저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자주 경험해봤는데, 가장 최근에 있던 것이 사진에 찍힌 해바라기 관련이다.


예전에 찍었던 집 주위 사진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씨앗을 여기저기 심어서 꽃을 피운 것만 대충 일곱 그루 정도 되었다.
(자기 무게를 못이기고 넘어지고 해서 비닐끈으로 붙들어 매놓는 등, 얘들이 잔손이 좀 가더라 -ㅅ-; )

그렇게 여름을 넘기고서 씨가 여문 것을 가만히 놔두며 가을 햇살에 천천히 말리던 와중.
어떤 아주머니가 집 현관 문에서 제일 가까운 해바라기의 꽃을 만지작 거리는 게 아닌가.
일부러 안 따고 말려두고 있다고 말하자, 아, 그래요, 하고 흘끔흘끔 보며 자기 갈 길을 가고 상황 종료.


그 뒤에 뭔가 꺼림칙 해서 꽃들을 한 번 돌아봤더니.

현관문에서 가장 가까운 꽃(지금 사진에 찍힌)만 남기고 전부 씨앗을 털어갔다 =ㅅ=;


아마 그 아주머니가 전부 털어간 건 아닐 것이다.

이 동네가 정말 골때리는 게, 길가에 심어놓은 꽃도 뽑아가거든(…).

꽃을 심은지 하루 있으면 좀 빽빽하게 심어진 곳에서 한 포기가 없어져 있다.

사나흘 지나면 또 한 포기.

아예 티나게 뽑아가지는 않는데, 이거 진짜 짜증난다.

보기 좋으라고 심어놓는 거지 자선사업하는 게 아니라고! 이 인간들아! -ㅅ-;



올 봄에 바깥에 심어놓은 대추나무를 마당 안으로 옮겨심은 이유 중 하나도 이와 비슷하다.

작년에 대추가 많이 열렸을 때, 사람 손 닿는 곳의 대추는 전멸이었다.
농담 아니라, 정말 하나도 안 남고, 꼭대기에 매달린 것들만 남아 있었다. orz

의심이 가는 건 이 주변의 노인들인데, 사실 이건 붙잡는다고 해도 골치 아프다. ㅎㅅㅎ;
이런 부류 노인들의 행동패턴은 대개 그냥 나이만 믿고 무조건 빽빽 큰소리치거나 엎어지거나 욕하거나(왜!?).
노인네들이 체면버리고 미친척하면 정말 답 없다(문제발언일 수도 있는데, 이건 현실이다;) -ㅅ-;

물론 정말 극히 일부의 경우이고 진심으로 이런 건 극히 일부이리라 믿지만,
이 동네에서는 젊은 축에 속하는 나는 뭐……이런 일이 벌어지면 답이 없거든.
전혀 남는 게 없는 싸움이니까. 이겨봤자 싸가지 없는 놈으로 찍힐 뿐 -ㅅ-;



여하간.
시골인심이 어떻다며 개드립하는 하는 진상들에 대한 포스팅을 읽다보니,
"우와, 난 정말 이거 이해 할 수 있어!" 하고 공감하면서 지나간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는 얘기.


"아줌마, 그거 따시면 안 돼요." 하고 말을 거니까, "아, 재수없게 걸렸네." 하듯 쳐다보던 시선 -ㅅ-;


길가에 심어진 꽃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은 좀 버렸으면 좋겠다. ;ㅅ;

시골사람이 문제가 아니고 도시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건 그냥 순수한 인성 문제다.



…하지만 난 내년에도 길가에 꽃을 심겠지.

내년에는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 -ㅅ-;




by 정수君 | 2009/09/17 12:58 | 소시민적 고찰 | 트랙백 | 덧글(13)

Commented by Niveus at 2009/09/17 13:10
저희집앞에 매실을 심어놨는데 뭐라고 하니까 도망가시는 멋진 아주머니(...)
하지만 청년앞에서 도망갈수 있을것같냐(...)
추격해서 잡아서 아주머니 이러면 안되죠 하면서 다시 받아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주인이 주면 인심일지 몰라도 그냥 따가면 도둑질이죠(...)
Commented by 정수君 at 2009/09/17 23:31
나야 뭐 그냥 꽃 종류이니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데,
과일류가 되면 정말 눈이 홱 돌어갈 듯 -ㅅ-;
Commented by 키리 at 2009/09/17 13:25
시골집 대추나무가 안남아나요.
장대로 털어가기도 하고.
인심이야 뭐 있긴 있는데 수혜자측에서 인심을 강요하면 안되는거죠. 암요.
Commented by 정수君 at 2009/09/17 23:32
올해는 옮겨심기도 해서 대추가 거의 안 열렸지만, 내년이 걱정입니다(...)
Commented by NOT_DiGITAL at 2009/09/17 14:43
솔직히 그런 걸 미덕인양 생각하는 것 자체가 짜증나죠. 도시에 살면 그런 건 없는데, 그래도 뭔가가 열리는 가로수 상대로 그런 진상떠는 인간들은 여전히 존재하죠. -_-

NOT DiGITAL
Commented by 정수君 at 2009/09/17 23:33
은행나무 중간을 짱돌로 쿵쿵 찍어대는 할머니는 가끔씩 봤습니다(…).
Commented by Niveus at 2009/09/18 07:11
...저희집은 서울입니다(...)
Commented by 이메디나 at 2009/09/17 14:55
뭐 입구쪽에 있던 화분채로 누가 집어 갔더군요 ㅡㅡ;
한강시민공원가면 딱 아주머니 키높이 만큼 나무가 열매는 물론 가지 까지 전멸하더군요.
정말 사람들 개념이 멋진거 같아요.
Commented by 정수君 at 2009/09/17 23:34
어느 정도는 체념하고 있지만 싸울 때는 싸워야한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ㅅ;

Commented by 소영이아빠 at 2009/09/18 00:09
뭐 정신면보다 물질면이 급속발달한 국가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별 수 있나요. 박모 전 가카나 원망해야...(먼 산)
Commented by 피크의마도카 at 2009/09/18 12:23
다른 얘기지만 오늘 서점에서 리스카가 입고되었다고 문자가 와서 책을 주문했습니다~ 감사히 잘볼께요 수고하셨어요 >.<)/
Commented by 코나쨩 at 2009/09/18 21:56
우리집 시골별장 마당에 심은 고추밭도 털어 가는 사람을본 1人
Commented by LEGO at 2009/09/20 01:32
정말로 털리기 싫으면 센트리라도 박지 않는 한... 24시간 지킬수도 없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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