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보기는 봤다. 여러 가지 의미로 홀가분(?) 하다-ㅅ-; 사실 이 상황은 지난 달의 결혼기념일에 보려고 했던 영화 인터넷 예매 오류 사태에 기인한다(…).
이리저리 바쁜 일정을 소화 후에 <디스트릭트9>을 기대하며 객석에 앉았는데
정작 화면에 시작되는 건 <천국의 우편배달부>.
(어쩐지 여자애들이 잔뜩 있더라!)
황급히 뛰쳐나와서 확인 결과, 인터넷 예매 오류로 인해 상영하지도 않는 영화가 예매가 된 것. -ㅅ-;
어헣↗ 우리 결혼기념일에 영화보려고 했던 것인데 이 뭐임 어헣↗
담당자는 상황파악 후에, 그럼 오늘 개봉하는 <2012>를 스타리움에서 보는 건 어떻습? ㅇㅇ 라고 제안.
난 솔깃한데? 라고 생각했지만 아가씨는 "다른 CGV에서 아직 <디스트릭트9> 하지 않음?" 하고 뚝심을!
결국 용산 CGV로 이동해서 약 1시간 30분 뒤에 <디스트릭트9>을 보았다(…). 바이바이, 스타리움.
담당자는 떠나가는 우리에게 나중에 영등포 CGV에서 영화 한 편을 제공할 테니 연락 달라고. ㅎㅅㅎ;
지인은 이 일화를 듣고 "나한테 걸렸으면 제대로 뽕을 뽑았을 텐데!" 라고 했지만,
당시에는 둘 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지칠대로 지쳐서 그냥 어버버 하며 대충 넘어갔다.
그리고 어제, 12월 13일에 깔끔히 해프닝의 마무리를 지었다는 이야기. -ㅅ-;
지금 생각하면 결혼기념일에 <디스트릭트9>은 좀 안 울리지 않나싶지만, 둘 다 매우 만족했으므로 오케이(…).
어쨌든 본론(?)으로 넘어와서.
한 달여 만에 한 달 전과 비슷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영등포CGV에 집합(…)
그리고 감상이라면,
내가 대체 뭘 본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아주 좋다고도, 아주 나쁘다고도 하기 어려운 기묘한 느낌이었다.
물론 열광하는 사람들도 이해되고, 두세 번씩 보는 사람들도 그럴만 하겠다고 긍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난 뒤에도 좀 멍~하는, 속칭 벙찌는 기분을 맛봤다. 지금도 그렇다.
완전 새로 만든 극장판임! 캐릭터도 시나리오도 겉만 비슷할 뿐 새롭게 갈아엎었음!결말도 어찌 될지 모름! 특히나 캐릭터는 요즘 시대에 맞춰서 다시 조형하고, 신캐러도 넣었다능!하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건 원작을 다 본 사람조차도 쉽지 않고.너무 많이 갈아 엎어놓은 통에, 이제까지의 지식중 상당수가 별 소용 없게 되었고 -ㅅ-;보고 나서도 결국 뭐라는 거야? 하는 기분이었다.
라이트노벨이 애니화 되었는데 등장인물만 따오고 나머지 설정은 제멋대로 바꿔놓은 것 같달까-ㅅ-;
확실히 시리즈명(破)대로 깨놓긴 깨놓았는데. 으음.
이건 좀 딴 얘기인데, 만약 이 작품의 내용이 몇몇 사람의 추측대로 정말 루프하고 있다면
이번 극장판 시리즈의 끝에서 이 저주받은 루프를 끊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애꿎은 애들만 고생시키지 말고.
걔네들, 벌써 15년 가까이 그러고 있단 말이다! ;ㅂ;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는 건
내가 어릴 적에도 아프고 괴로워하고 피흘리던 애들이 내가 성인이 된 이 시점에도
해피엔드에 골인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사투하는 모습을 지켜 봐야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ㅅ-;
사람들은 제레가 나쁜 놈! 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안노가 나쁜 놈(…).
이렇게까지 해놓고 해피 엔딩이 아니면 용서하지 않겠어! ;ㅅ;
재미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 재미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어쨌든 아직 이야기는 한창 진행중이니 이후 편을 기대해본다.
P.S
참고로 같이 보신 아가씨 曰,
"내가 여지껏 봤던 영화중에서, 남-남, 여-여 커플 관람객이 가장 많았던 영화였어."……orz